먼 농부, 심심토에 다녀왔습니다. 드디어 머위꽃을 알현하고 왔어요. 야생 머위는 이제 막 시작입니다.
야생 머위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3월 마지막 주 기준, 아직 이른 지 드문드문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양지바른 곳에는 제법 올라왔지만 그늘진 곳은 이제 겨우 시작입니다.
농토 위치가 경남 함양군인데 거리가 워낙 멀다 보니 먼 농부는 게으른 농법만 연구 중입니다. 이름 좋아 자연농법이지 실은 잡초농법이지요. 그래서 이 생명력 강한 머위를 좀 어찌해 볼까 궁리 중이지요.
머위밭을 만들어 버릴까나
이른 줄 알면서도 3월 말로 잡아 내려간 것은 머위 뿌리를 분주해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밭을 망치려면 머위를 심어라'는 말을 도리어 역발상으로 받들어, '그래, 아예 머위밭을 만들어 버리자' 마음먹은 것이지요. 그렇게 결정한 데는 작년에 맛본 머위맛의 매력 또한 크게 작용했습니다.
채취한 양이 많아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기도 하고, 살짝 데친 머위를 들깻가루 넣어 볶아 먹기도 하고... 감당 안 되는 어마무시한 양은 장아찌를 담가 온 겨울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머위, 맛도 좋고 효능도 좋다 하니 재배 작물로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머위뿌리 분주는 시늉만 하다 그냥 올라왔습니다.
다른 더 급한 일이 있어(이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겠지만, 작년에 심었던 겹삼잎국화가 너무나 실하게 자라 그것을 분주해 주고 오느라) 머위는 일단 '내비두기'로 했습니다.
영양 풍부, 효능 많은 머위
머위는 영양이 풍부하고 효능이 많은 걸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비타민 A를 비롯하여, 비타민 B1, B2와 칼슘,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를 예방하고, 폴리페놀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 항알레르기 효과가 뛰어납니다.
머위대에는 특히 칼슘이 풍부해 뼈를 튼튼히 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머위 속 콜린 성분은 간의 독성을 해독해 간기능을 회복해 주는 작용을 합니다. 또한 예로부터 머위는 기관지, 천식 등에 효과가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특한 것은 다른 풀 보다 먼저 올라와 일찌감치 넓은 잎을 펼치니 잡초를 이긴다는 점입니다. 자생력 강한 우세종이 되니 토양과 입지만 맞으면 큰 신경 안 써도 잘 자랄 작물입니다.
머위는 일반적으로 반음지의 습기 있는 땅을 좋아하는데, 그러나 물 빠짐이 잘되는 토양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주로 밭둑이나, 나무 아래 그늘진 비탈에 자리 잡은 걸 보면 말이에요.
양지바른 곳에는 제법 많이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머위는 반음지를 좋아하는 특성상 양지쪽 것은 대가 짧고 이파리도 작은 것이 '마들다(마디다)'는 표현이 딱 어울립니다. 채취하는 입장에서는 그늘진 곳의 실한 머위대가 아무래도 더 끌립니다.
머위꽃도 먹는다는데
작년에 머위를 채취하면서 왜 꽃을 못 보았는지, 보고서도 못 본 것인지, 꽃이 없어 못 본 것인지 이번에 머위 관련 글을 쓰면서 의아했었는데, 이번에 그 꽃을 보고 왔습니다. 3월 마지막주 기준, 꽃도 막 시작이었습니다. 4일을 캠핑농부하며 머물렀었는데 가는 날엔 몇 송이 없던 꽃이 올 때 보니 여기저기 피어나기 시작하더군요.
일전에 머위 얘기를 했더니 지인이 '머위꽃튀김'이 맛있다고 하길래 염두에는 두었지만, 캠핑농부가 튀김까지 할 여력이 있어야지요. 그냥 대 채로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습니다.
그러나 그 맛은~~
앗 써!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줄기는 연한데, 맛이 너무 써요. 꽃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줄기는 정말 써요. 쓴 맛 즐기는 이는 모를까, 제 입에는 꽃은 몰라도 줄기는 아니었습니다. 한편 꽃튀김은 어떤 맛일까? 궁금하긴 합니다
머위뿌리 분주는 제대로 못했지만
겹삼잎국화 분주, 뜻하지 않은 딸기 이식 등으로 분주(?)하다 보니, 정작 머위뿌리 분주(?)는 못하고 왔습니다. 겨우 몇 군데 나눠 심고 또 종근을 얻어봤으면 하는 이가 있어, 몇 뿌리 가져온 게 다군요.
한편으론 분주도 방법이지만, 현재 자생하는 주위를 다듬어 주어 지금 그 자리에서 더욱 번식하도록 해주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작물을 키우는 것보다는 거기 자라고 있는 작물을 더 잘 자라게 해주는 것이 어쩌면 진짜 자연농법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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