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주권이라는 말 들어보았는지요? 종자에 대한 주권이란 뜻으로, 종종 우리 토종이면서도 로열티를 지불하고 먹어야 하는 경우 종자주권이 문제가 됩니다. 청양고추, 설향 딸기, 앉은뱅이밀, 루비로망 포도 이야기를 통해 종자주권의 중요성과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 목차 종자주권(種子主權) 뜻 청양고추 사례 딸기 '설향' 품종 개발 사례 앉은뱅이 밀과 노벨평화상 이야기 루비로망 포도와 종자 유출 사례 국제 품종 등록 방법과 UPOV 협약 토종 씨앗 지키기 운동 맺음말 |

종자주권(種子主權) 뜻
종자주권은 종자에 대한 주권, 즉 한 국가가 자국의 농업에 필요한 종자를 자체적으로 생산, 관리, 보급할 수 있는 권리와 능력을 갖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식량 안보와 농업의 지속가능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다음은 종자주권과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들입니다.
청양고추 사례
청양고추는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운맛의 대명사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은 이 청양고추의 종자 소유권이 한때 외국 기업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1983년 청양고추 품종을 개발하고 등록한 중앙종묘는 1998년 외환위기 때 경영난으로 미국의 세미니스라는 회사에 매각되었습니다. 이후 세계적인 농업기업인 몬산토가 세미니스를 인수하고 청양고추의 종자 소유권은 몬산토로 넘어갔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의 대표적인 매운 고추로 알려진 청양고추 종자에 대해 우리나라는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종자주권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국내 기업이 청양고추 종자권을 다시 확보하여 종자주권을 일부 회복하였지만, 사례는 종자주권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딸기 '설향' 품종 개발 사례
딸기는 종자주권의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재배되는 딸기의 대부분은 일본 품종이었습니다.
2002년 한국이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에 가입하면서, 외국 품종을 국내에서 재배할 경우 반드시 품종 개발자에게 로열티를 지급해야 했습니다. 당시 일본은 딸기 한 뿌리당 5~10원의 로열티를 요구했고, 이는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었습니다.
이에 한국은 적극적으로 딸기 품종 개발에 나섰고, 결과 2012년 '설향'과 '매향'이라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설향' 품종은 큰 성공을 거두어 현재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딸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산 딸기 종자 보급률은 2005년 9.2%에서 2021년 96.3%로 증가했습니다. 딸기 생산 규모는 1조 3,000억 원에 달하며, 수출도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종자주권 확보의 중요성과 경제적 효과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앉은뱅이 밀과 노벨평화상 이야기
'앉은뱅이 밀'은 한국의 토종 밀 품종으로, 종자주권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밀은 20세기 초 일본으로 건너가 '농림 10호'라는 이름으로 육종되었습니다.
1952년 미국의 농학자 노먼 볼로그는 이 '농림 10호'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연구를 시작해 '소노라 64호'라는 수확량이 높은 품종을 개발했습니다. 이 품종은 멕시코, 인도, 동남아시아 등 인구 급증으로 식량 문제에 직면해 있던 나라들에 보급되어 '녹색 혁명'을 일으키면서 기아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로 인해 노먼 볼로그는 1970년 세계 기아 문제 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농학자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었던 '앉은뱅이 밀'의 원산지인 한국은 이 과정에서 어떠한 혜택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 사례는 우수한 토종 종자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보호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잘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의 귀중한 유전자원이 해외로 유출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혜택을 누리지 못한 것입니다.
루비로망 포도와 종자 유출 사례
최근 일본에서 개발한 고급 적색 포도인 '루비로망'이 국내에서 재배되면서 종자 주권 보호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루비로망은 한 알 무게가 20g을 넘고, 크기가 탁구공만 하며, 씨가 없고 당도가 18브릭스 이상인 고급 품종입니다.
1995년부터 14년에 걸쳐 일본 이시카와현이 개발했던 이 종자가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기 시작해 대형 백화점에서 판매되면서 원산지인 일본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일본 측 주장은, 조사 결과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루비로망의 DNA가 자기들 원산지 포도와 유전자형이 일치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일본의 주장은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종자주권에 관한 국제협약 때문이었습니다.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 협약에 따르면 출시 후 6년 이내의 신품종만 다른 나라에 품종 등록을 할 수 있지만, 이시카와현은 이 기간을 놓쳐 우리나라에서의 재배를 막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사례는 종자 보호의 중요성과 함께 국제적인 종자 보호 규정의 허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국제 품종 등록 방법과 UPOV 협약
국제적인 품종 등록과 관련된 주요 협약으로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에서 제정한 UPOV 협약이 있습니다. UPOV 협약은 식물 품종 보호에 대한 국제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UPOV 협약의 주요 내용
UPOV 협약은 품종 개발자가 새로운 품종을 개발했을 때, 신규 품종출원에 대해 기한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신규성 기준
UPOV 협약은 품종의 신규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 해당 품종은 상업적으로 이용되지 않았어야 합니다.
- 목본식물(나무)과 덩굴식물의 경우: 출원일 기준 6년 이내
- 기타 식물의 경우: 출원일 기준 4년 이내
보호 기간
UPOV 협약은 품종 보호 기간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 목본식물과 덩굴식물: 최소 25년
- 기타 식물: 최소 20년
2. 국제적 법규와 규약
TRIPS 협정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 협정(TRIPS)은 모든 WTO 회원국이 식물 품종 보호 제도를 도입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UPOV 협약
현재 가장 널리 채택되고 있는 국제 협약으로, 많은 국가들이 이 협약에 따라 자국의 품종보호법을 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별 법률
각 국가는 UPOV 협약이나 TRIPS 협정을 기반으로 하되, 자국의 상황에 맞게 세부적인 규정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종자 주권과 관련된 이러한 국제 협약들은 식물 육종가의 권리를 보호하고, 새로운 품종의 개발을 장려하며, 동시에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협약들이 종자 다양성과 소농의 권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습니다.
3. 품종 보호 등록에서 주의할 점
문제는 UPOV 협약에도 불구하고, UPOV 회원국들은 자국의 법률에 따라 품종보호제도를 개별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종자주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의 품종보호제도를 이해하고, 해당 국가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품종보호 출원을 해야 합니다.
국가별 독립성
품종보호권은 각 국가의 법률에 따라 부여되는 권리이기 때문에, 한 국가에서 받은 보호가 자동으로 다른 국가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국가별 요구사항 차이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 회원국들은 공통된 기준을 따르지만, 실제 출원과 심사는 각 국가에서 개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는 각 국가마다 품종보호 등록에 대한 세부 요구사항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러 국가에서 품종보호를 받고자 할 경우에는 해당 국가마다 개별적으로 출원해야 합니다.
다만, UPOV PRISMA라는 온라인 도구를 통해 여러 국가에 동시에 출원할 수 있는 편의성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 도구를 사용하면 하나의 플랫폼에서 여러 국가에 출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심사와 등록은 여전히 각 국가에서 개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결론적으로, 품종 보호를 받고자 하는 모든 국가에 개별적으로 등록 출원을 해야 하며, 각 국가의 법규와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토종 씨앗 지키기 운동
종자 주권 확보를 위한 시민운동의 사례로 토종 씨앗 지키기 활동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30여 개의 모임이 토종 씨앗을 수집하고 연구하고 있으며, 이는 생물다양성 보존과 종자 주권 회복을 위한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히 씨앗을 보존하는 것을 넘어 농부들의 권리를 지키고, 지역 환경에 적합한 작물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합니다. 또한 토종 씨앗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농사 기술이나 토종 연구를 위한 토종농사회도 만들어지고, 토종 씨앗만큼이나 다양한 토종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종자 주권이 단순히 농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식량 안보, 생물다양성, 문화적 유산, 그리고 경제적 이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맺음말
이상 종자주권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청양고추, 설향 딸기, 앉은뱅이밀, 루비로망 포도 등 사례를 통해 종자주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게도 되었습니다.
종자는 단순한 씨앗이 아니라 국가의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자원이라는 생각입니다. 먼저 국가 차원에서 종자 개발과 보호에 앞장서야 할 것이고 농민들, 나아가 시민들 또한 토종 종자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보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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