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나물, 봄 입맛 돋우는 독특한 산나물

심심두메엔 이름 모를 산야초들이 많습니다. 전호나물도 그중 하나, 보호종 대접해 줬던 덕분에 작년엔 씨앗도 제법 받았습니다. 여름에 씨를 지우고 늦가을에 다시 싹을 올려 그 맛을 보았는데 향긋 쌉싸름... 올해 기대가 큽니다. 전호나물의 특징 효능 요리법 재배법 두루 알아봅니다.

전호나물 개요

전호나물은 계절을 거꾸로 사는 독특한 식물로, 대부분의 식물들이 사라지는 추운 겨울에도 잎을 달고 자라며 눈 속에서 파릇파릇 살아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울릉도에서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전령사로 불리는 이 식물은 독특한 향과 풍부한 영양성분으로 미식가들 사이에서 귀한 식재료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 약용적 가치 또한 뛰어납니다.

전호나물 사진 — 전호나물_이른 봄에 채취할 수 있는 어린잎은 훌륭한 식재료다.

식물학적 분류

목: 미나리목

과: 미나리과

속: 전호속

이름

학명: Anthriscus sylvestris

이명 : 사양채, 생치나물
영어명 : cow parsley

생약명 : 산아삼

전호(前胡, 사양채, 문화어: 생치나물) 나물은 미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일본에서는 '야마닌진(山人蔘)'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산에서 자라는 인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생약명으로는 '산아삼'이라 불리며, 뿌리 부분을 약재로 씁니다.

생태 및 특징

전호나물은 다른 식물들과는 다르게 독특한 생태를 보입니다. 대부분의 식물들이 사라지는 10월경에 싹을 틔우고 잎을 내뻗으며, 한겨울에도 잎을 달고 자라는 특성이 있어 계절을 거꾸로 사는 식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줄기

전호나물은 1m 내외의 크기로 곧게 자랍니다. 굵은 뿌리에서 줄기가 나와 가지가 듬성듬성 갈라지는데, 온몸이 밋밋하고 털이 없습니다. 줄기는 종종 보라색을 띠기도 하며 줄기 마디에는 잔털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잎

뿌리에서 나온 잎과 밑 부분에서 나온 잎은 잎자루가 길고 세모진 넓은 난형으로, 새 날개짓 모양으로 깊이 갈라집니다. 이 잎은 3개씩 2~3회 갈라지며 다시 깃꼴로 갈라지는데, 갈래조각에 톱니가 있고 뒷면 맥 위에 퍼진 털이 약간 있습니다. 줄기에서 나온 잎은 어긋나고 뿌리에서 나온 잎과 비슷하지만 점점 작아져서 잎집만으로 됩니다.

전호나물의 생김새는 당근이나 쑥갓 잎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잎 가장자리는 일반적으로 밋밋한데 때로는 약간의 톱니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뿌리

전호나물의 뿌리는 굵고 깊게 자라며, 약재로 사용됩니다. 생약에서는 '산아삼'이라고 불리는데, 이 이름은 산에서 자라는 인삼처럼 귀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꽃

꽃은 5~6월에 산형꽃차례로 피고 흰색입니다. 5~12개의 꽃 이삭가지가 있으며, 꽃잎은 5개로 바깥 꽃잎 중에서 1개가 특히 큽니다. 이 특징은 전호나물을 식별할 때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수술은 5개, 암술대는 2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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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열매는 분과이며 녹색이 도는 검은색으로 광택이 납니다. 밋밋하거나 돌기가 약간 있으며, 꽃이 핀 후에는 길쭉한 생김새의 검고 윤기 나는 씨가 맺힙니다.

분포지역 & 생육환경

전호나물은 유라시아 전역과 아프리카에 넓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한국, 일본, 캄차카반도, 시베리아, 유럽 등지에서 자생하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와 흑산도에서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생육환경으로는 한냉하고 습윤한 기후를 선호합니다. 특히 일교차가 크고 일사량이 많은 곳에서 생육이 잘 되어 품질도 우수합니다. 부식질이 풍부하고 토심이 깊으며 물 빠짐이 좋으면서 수분유지가 잘되는 양토나 사양토가 적합합니다.

반면 모래땅이나 자갈밭에서는 잔뿌리 발생이 많고, 진흙에서는 뿌리의 비대가 잘 안 될 뿐만 아니라 수확에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울릉도에서는 주로 계곡가 근처에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채취하여 나물로 식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재배방법

전호나물은 적절한 환경과 관리 방법으로 재배할 수 있습니다.

파종 시기 및 방법

파종은 땅이 얼기 전 늦가을이나 땅이 풀린 이른 봄에 하는데, 일반적으로 가을 파종이 발아가 더 잘 됩니다. 파종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중정도인 모래참흙이나 참흙땅에 두둑을 만들고 흩어 뿌리거나 5cm 정도 간격으로 줄뿌림을 합니다.

2. 파종 후에 상토나 잘 썩은 부엽토를 채로 쳐서 종자가 보이지 않도록 덮어 주고 물을 충분히 줍니다.

3. 발아시까지 수분유지를 위해 볏짚을 덮어주었다가 2/3 정도가 발아되면 걷어 줍니다.

아주심기(옮겨심기)

아주심기는 3월 하순부터 4월 하순 사이에 합니다. 일찍 옮겨심으면 뿌리내림은 좋은 반면에 꽃대 발생이 빠르므로, 꽃대 발생을 늦추고 싶다면 조금 늦게 심는 것이 좋습니다.

전호나물은 종근으로도 번식이 가능하지만, 씨앗을 이용하여 모종을 만든 다음 정식하는 것이 성공률이 훨씬 높습니다. 약간 습하고, 서늘한 환경을 좋아하는 전호나물의 생육 환경만 어느 정도 맞춰주면 재배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효능 효과

전호나물은 다양한 영양소와 활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여러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합니다.

영양성분

전호나물에는 칼슘, 칼륨, 비타민 C, 비타민 A, 철분,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또한 사포닌, 정유 성분, 쿠마린 유도체 등도 포함되어 있어 다양한 약리 효과를 나타냅니다.

주요 효능

1. 호흡기 건강 개선

기침과 가래를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어 감기 초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폐와 기관지 열을 내려주고 담을 없애주어 마른기침에 효과적입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모든 기병(호흡기병)을 치료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 혈관 건강 개선

혈액 속의 유해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원활한 혈액 흐름을 돕습니다.
피를 맑게 해 주어 혈행개선, 혈류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혈당을 낮추어 주어 당뇨 예방 및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3. 피로 개선 및 원기 회복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신진대사를 촉진해 주고 기력 회복 및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식사를 잘 못하고 기력이 딸리고 허약한 체질을 질병 치료 후에 회복 중인 사람의 입맛을 돋우고 원기를 회복시키는 데 좋습니다.

4. 피부 건강 개선

항산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 세포의 산화를 막아 노화 예방과 주름을 완화해 주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5. 기타 효능

해열 및 진통 효과가 있습니다.
구충 효과와 항염 작용이 있습니다.
소화를 개선하고 장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한의학적 효능

본초강목에 따르면 "담(痰)이 그득해 가슴과 옆구리가 답답하고 저린 것, 명치부위에 기(氣)가 뭉친 것, 풍두통(風頭痛)을 치료하는데 쓰인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임상적으로 기침이 심한 감기나 천식을 치료하는 삼소음, 인삼패독산 등을 구성하는 주요 약재로 사용됩니다.

요리법 약용법

전호나물은 식용과 약용 두 가지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식용 시

전호나물은 다른 봄나물과는 다르게 진하고 독특한 향이 있는데, 참당귀와 미나리를 섞어 놓은 맛이어서 호불호가 있긴 하지만 입맛 없을 때 먹으면 특히 좋습니다. 전호나물의 어린잎과 줄기는 매우 부드러워 다양한 방법으로 식용할 수 있습니다.

생으로 먹기: 생쌈이나 겉절이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아삭한 식감과 함께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습니다.
데쳐서 먹기: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군 후 갖은 양념을 넣어 나물무침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부침개: 전호나물을 부침개 반죽에 넣어 전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고기와 함께: 전호나물은 고기와 곁들여 먹으면 특유의 향과 맛이 잘 어울립니다.
기타 요리: 볶음 요리, 된장국, 장아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할 수 있습니다.

약용 시

한의학에서는 전호나물의 뿌리를 아삼(蛾蔘)이란 약재명으로 사용했으며, 해열·거담·진해·진정 등의 효능이 있어 감기를 비롯해 기침을 하거나 열이 나는 증세, 천식 등을 다스리는 데 사용했습니다. 전호나물의 뿌리는 다음과 같은 용도로 활용됩니다.

호흡기 질환 치료: 뿌리는 두통, 감기, 백일해 등의 치료제로 쓰입니다. 특히 기침이 심한 감기나 천식에 효과가 있습니다.
해열 및 진통: 생약으로는 '산아삼'이라고 하여 해열 및 진통제로 쓰입니다.
담 제거: 가래와 담을 없애고 기침이 잦은 초기 감기에 사용합니다.
기타 증상: 폐열을 내리고 흉협부에 생긴 담으로 인한 답답함이나 거북한 속을 풀어주는 작용이 있습니다. 두통이나 노인의 야뇨증에도 이용됩니다.

부작용 및 주의사항

전호나물은 대체로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지만,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과다 섭취 주의: 과다 섭취 시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레르기 반응: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전호나물을 섭취하기 전에 알레르기 반응을 확인해야 합니다.
체질적 주의사항: 몸이 찬 사람이나 기운이 약해서 오는 기침이나 두통이 있는 사람은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산부 및 수유부: 임산부나 모유 수유 중인 사람은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타 유사종

전호나물은 기름나물, 천궁, 사상자와 외형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약초입니다. 특히 미나리과 식물들은 외형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아 식별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호나물을 식별하는 방법으로는 꽃의 특징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전호나물의 꽃은 꽃잎 한 장이 유난히 큰 특징이 있어 이를 통해 다른 유사종과 구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이상 전호나물에 대해 특징, 성분과 효능, 요리법, 재배법 등 두루 알아보았습니다. 늦가을에 싹을 피워내는 전호나물은 그 어느 식물보다도 빠르게 봄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합니다. 잎도 독특하고 꽃도 아름답습니다.

더구나 울릉도에서는 산마늘, 부지갱이, 눈개승마와 함께 제4의 산채로 인정받고 있다 하니, 산나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또한 관심이 큽니다. 독특한 외양에 반해 대접해 주었던 것인데, 전호나물에 대해 부쩍 관심이 커졌습니다.

식용으로서 뿐만 아니라 관상가치도 높고 약용가치도 높은 식물, 전호나물. 한번 잘 번식시켜 봐야겠습니다. 작년 여름에 받은 씨앗을 늦가을에 뿌려주고 왔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자연농법 속에서도 어느덧 군락을 형성한 전호나물이니만큼, 올해는 더욱 번창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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