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날, 구담농장에서 다래순을 보내왔다. 지금 강원도는 다래순이 한창이라 채취 적기라 했다. 재작년에 다래순나물 맛을 알고 5월이 다가오니 때를 놓치지 않으려 별렀는데, 마침 보내온 것이다. 다래순 나물은 한 번 먹어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한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부드러운 감칠맛? 다래순나물 무침, 데치기, 채취시기 그리고 효능까지 알아본다.
✅목차 다래순을 먹는다고? 다래순 효능 다래순 데치기 요령 _ 실패담 포함 다래순 나물 무침 만드는 법 다래순 묵나물 만드는 법 다래순 채취 시기와 채취법 |
다래순을 먹는다고?
재작년 그 맛을 보기 전까진 다래나무만 알고, 다래만 알고 다래순은 몰랐었다. 하지만 어떤 책을 읽다가 우연히 만난 구절, '5월이면 만사 제쳐 놓고 다래순을 뜯으러 간다. 다래순은 나물 중에 최고!'라는 구절을 보고, 농장에 갔을 때 다래순을 채취하러 나섰다. 철이 일러 겨우 두어 줌 남짓 뜯어 나물로 무침해 먹었는데, 과연! 그 맛이 일품이었다.
매끈매끈 부드럽고 입에 감기는 것이, 오래전 소루쟁이를 뜯어 된장에 넣었을 때의 감동과 같은 것이 밀려왔다. 하지만 다래순은 '데침의 미학'이 작용하는 식재료라고 생각한다. '매끈매끈'이 아닌 '사르락'을 선택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수사에 글솜씨가 모자랄 듯하니 이만 접기로 하고.... 여하튼 맛있다. 아주 맛있다. 그런데 이 다래순이 효능 또한 좋다 한다.
다래순 효능
다래순은 비타민 C가 풍부하며 위장에 좋은 효능이 있다고 한다. 식도염, 위염,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으며, 피로 회복과 위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순전히 '맛'에 끌려 오늘 아침 다래순나물 무침을 한 접시 먹었는데, 오후인 지금 벌써 쾌변행을 다녀왔다. 내가 한 메뉴는 다래순 나물 무침을 한 움큼 넣고, 달래장 두어 숟갈, 들기름 듬뿍 넣어, 계란 프라이 한 개 넣고 쓱쓱 비벼 먹은 것이 다다.
그런데 숙변이 내려가듯 장 청소가 된 기분이다. 개운한 기분으로 '역시 나물이 좋아. 채소가 좋아' 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다래순에 정장기능이 있는 것이다. 다래순이 소화불량, 위장에 좋다는 것을 직접 체험으로 인정한다. 다만 생데침나물을 너무 많이 먹을 경우, 과도한 정장작용으로 설사를 할 수 있을지도? ^^
다래순 데치기 요령 _ 실패담 포함
다래순은 그다지 손질할 것이 없다. 나무에 달리는 순이다 보니, 깨끗하기도 하려니와 꼭지 부분에 약간의 꼬투리가 붙어 있는 정도인데, 일일이 다듬지 않아도 무방하다. 다만 검불 등이 섞여 들어가 있을 수 있으니 골라내는 것은 필요하다.
다래순 나물 무침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는 '데치기'다. 왜냐하면 몇 번의 요리 경험에서 엊그제는 뜨거운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이다.
어떤 재료든 나물무침에 있어 데치기는 중요하다. 성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충분히' 데쳐지지 않으면 설고 질겨 먹기 나쁘고 맛도 제대로 안 난다. 한편 '과도하게' 데쳐지게 되면, 식감이 사라지고 맛 또한 흐리멍텅해진다. 고로 어떤 엽채류든 '알맞게' 데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이 다래순의 경우 데치기가 중요하다.
이유는 다래순은 과도하게 데칠 경우, 그냥 식감이 사라지는 정도가 아니라 색이 거무튀튀하게 변해버리고 맛도 시큼해지며, 잎이 미끄덩거리면서 마치 코 풀어놓은 것처럼 돼 버린데, 도저히 먹을 기분이 안 들기 때문이다. 아래 두 사진을 눈여겨보기 바란다.
▲어제저녁 나는 피곤하기도 하고, 시간도 늦어 딴에는 '꾀를 내어' 커다란 솥에 물을 가득 끓인 다음 한꺼번에 다래순을 잡아넣었다. 넣을 때 순이 솥 벽에 닿으면 색깔이 변하니깐, 한 줌씩 서너 번에 걸쳐 넣었다. 정말 많은 양이었다. (사실 두 번에 나누어 데쳐야 했던 양이었다.ㅜ.ㅜ)
엄청 연한 다래순이었는데, 한꺼번에 다 데치려 하다 보니 먼저 들어간 움큼과 제일 나중에 들어간 움큼의 시간차도 무시 못하게 되었다. 결국 먼저 들어간 애들이 거무튀튀 미끄덩이로 변해버렸다. 하나 떼서 맛을 봤더니, '우웩~'이었다. 꾀를 내었다가, 거무튀튀한 잎들을 골라내느라 목뼈가 꺾였다.
아까운 건 둘째치고 정말 이 미끄덩이들을 골라내느라, 목이 뻐근했다. 여러분은 적당량씩만 넣어 단시간에 데쳐 내시도록! 특히 다래순이 연한 것일 경우, 그야말로 넣자마자 꺼낸다는 기분으로 해야 식감을 살릴 수 있다. 다만 너무 빨리 꺼내면 '사르락~' 식감이 되고 좀 더 잘 조절하면 '보드레~'가 되니 이 또한 경험과 재료의 상태로 가늠할 일이다.(다래순은 보드레~ 하게 데치는 것이 맛이 더 좋다)
다른 엽채류와 비교한다면, 여름철 하우스에서 자란 키 크고 여리한 시금치 보다 좀 더 짧은 시간을 주면 적당할 듯하다. 요컨대 연한 다래순일 경우 끓어오르기 전에, 끓으려 한다 싶을 때 꺼낼 것. 하지만 질긴 줄기를 갖고 있는 순이라면 물론 더 긴 시간을 주어야 한다. 꺼낸 후 재빨리 찬물에 서너 번 헹구는 것은 모든 데침의 기본이다.
다래순 나물 무침 만드는 법
다래순은 강한 향이 있는 나물이 아니기 때문에 고유의 맛을 느끼려면 소금이나 국간장, 또는 담백한 갈치액젓 까나리액젓 등을 베이스로 해서 양념하는 것이 좋다.
물론 양념맛을 원한다면 된장이나 쌈장, 초고추장 베이스도 좋다. 가장 간단하기는 시중에 파는 초고추장(해찬들 추천)을 넣고 들기름이나 참기름, 마늘, 참깨만 넣어도 맛있는 나물이 뚝딱 완성된다. (이는 캠핑농부할 때 주로 해 먹는 야전 방식 메뉴^^)
그 외 기본으로 들어가는 양념은 '거의 모든 나물'에 동일하다.
무엇으로 간을 할지 정한 후, 예를 들어 소금이라 한다면, 소금에다가, 설탕이나 야채과일효소/청, 마늘, 파, 참깨, 들기름이나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하면 끝이다. 다래순나물무침에는 고춧가루를 넣지 않는다. 달래장을 곁들여 비벼 먹어도 맛있다.
다래순 묵나물 만드는 법
묵나물은 만들어보지 않았으나, 여느 묵나물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특히 다래순의 경우 묵나물로 많이 이용한다 하니, 기회되면 시도해볼 참이다.
묵나물을 만들 때도 비법이 있는데, 그것은 끓는 물에 데친 후, '찬물에 헹구지 말고' 바로 널어야 한다는 점이다. 바람 잘 통하고 햇살 강렬한 곳에 채반을 놓고 단시간에 말리는 것이 포인트.
일반 나물무침에서 데친 나물을 재빨리 찬물에 헹구는 것과는 달리 묵나물을 만들 때는 '헹구지 말고' 그냥 널어야 한다. 왜 그런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짐작컨대 그래야 덜 질겨지지 않을까? 더 빨리 마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찬물에 재빨리 헹군다는 것은 '형태를 고정하다'는 의미가 있고 '또 차갑게 냉각되는' 것이니, 부드럽게 말리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말려도 질겨지는 것이 묵나물이므로) 또 빨리 말리는 것이 중요한 묵나물에서는 뜨거운 물에서 건진 그대로 널어 말리는 게 좋을 것이다.
오염에 대해서는 묵나물을 후에 불리고 데치고 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제거가 되기 때문에 깔끔하게 한다고 여러 번 헹궈 너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한다.
다래순 묵나물은 정월 대보름 나물이기도한데, 묵나물로 만들면 간경화, 소갈증, 고혈압 같은 질병에 좋은 효능을 보인다고 한다.
다래순 채취 시기와 채취법
보통 산나물은 '뜯는다' 또는 '꺾는다'로 표현한다. 하지만 다래순은 '뜯는다'와 '훑는다'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땅에서 올라오는 어린 새순들은 뜯어야 하고, 비교적 큰 나무줄기에서 돋아나는 다래순은 훑는 기분으로 따면 되기 때문이다.
다래순 채취는 다른 산나물 채취에 비해 쉬운 편이다. 가늘고 긴 덩굴을 휘어잡고 줄기를 따라 난 새순을 한 움큼씩 따서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채취시기는 4월 하순에서 5월 초순. 남부지방은 중순부터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강원도 고지대의 경우 정확히 4월 말, 5월 초. 다래순도 그 채취시기가 길지 않은 것 같다.
마치며
덩굴식물의 질긴 생명력을 아시는지? 조금이라도 더 햇빛을 받기 위해, 가장 큰 나무를 골라 위로위로 올라가 '거인의 등에 올라타고야 마는' 덩굴식물들의 위대한 생명력. 다래나무 또한 마찬가지다.
어느 날 결국 소나무 한 그루를 죽게 만든 다래나무를 발견하고 밑동을 잘라 버렸다. 그랬더니 이듬해, 주변이 온통 다래줄기 밭으로 변해버렸다. 소나무가 병들면서 수많은 솔방울을 맺듯 다래나무도 잘리면서 수많은 자손을 퍼뜨린 것이다.
식물들은 위로 뻗는 모양을 지하(땅속)에서도 재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나무 뿌리는 대나무를 닮았고, 소나무 뿌리는 소나무를 닮았다. 다래나무뿌리도 아마 다래넝쿨을 닮았을 것 같다. 그래서 줄기를 베이자, 땅 속에 퍼져있던 뿌리들이 일제히 기립하듯 순을 내질렀는지도.
다래순 하나에서 식물의 생태를 본다. 그나저나 한동안 다래순나물무침 덕분에 식탁이 행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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